본문 바로가기
PM으로 성장하기/기획 공부

닌텐도 슈퍼 마리오 파티 속 UX

by 고양이 고씨 2023. 5. 7.

연휴에 집에서 닌텐도 슈퍼 마리오 파티 게임을 했다. 오랜만에 게임을 하면서, 예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섬세한 배려들이 눈에 띄었다. 게임 자체도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유저를 위한 섬세한 UX가 탁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 캐릭터 고르기: 실수해도 괜찮아

게임 시작 전에 캐릭터를 고를 수 있다. 한 번 캐릭터를 고르면, 이 캐릭터로 쭉- 게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버튼을 잘못 눌러 원하지 않는 캐릭터를 선택하게 될 수도 있다.

닌텐도는 이러한 유저의 마음을 읽었는지 한번 더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캐릭터를 선택한 후, 위 스크린샷처럼 정말 이 캐릭터로 할 것인지에 대해 확인하고 버튼을 한번 더 눌러야 한다. 확인을 두 번 함으로써, 유저가 실수를 해도 되돌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2. 함께 할 동료의 수준(난이도) 고르기: UX writing의 중요성

보통 마리오파티는 4인이 즐기지만, 나는 혼자서 플레이를 해보았다. 나와 함께 할 캐릭터를 고를 수 있는데, 캐릭터들 밑에 보면 해당 캐릭터들의 수준(난이도)을 확인할 수 있다. 각각 캐릭터들 밑에는 [추천 / 강함 / 매우 강함]으로 표기되어있다. 왜 강함의 반대말인 '약함'이라는 워딩 대신, '추천'이라는 워딩을 사용했을까?

추측하건대, 마리오파티는 같이 협업할 수도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약함' 이라는 워딩을 피했던 것 같다. 약한 상대와 누가 협업을 하고 싶겠는가? (혼자 하드캐리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 워딩 선택에 매우 섬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3. 리버 서바이벌 룰 보기: 기본값의 개인화

슈퍼 마리오 파티에는 '리버 서바이벌'이 있다. 리버 서바이벌은 마치 래프팅을 하듯 4인이 협동을 하여 노를 저어 끝까지 가는 것이다.

처음 게임에 접속하면 키노피오 캐릭터가 설명을 해주는데, 룰을 설명하는 질문에 대한 기본값이 '예'로 되어있다. 이후 게임을 마치고 껐다가 다시 켜서 다시 리버 서바이벌을 하게 되면, 기본값은 '아니요'로 바뀐다. '나'라는 유저가 이미 이 게임을 해봤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니요'를 기본값으로 바꾼 것이다. 유저는 화살표키를 굳이 누르지 않고 OK 버튼만 계속 누르면 설명을 바로 생략할 수 있는 것이다. 나같이 성격이 급한 사람은 OK 버튼을 연타하는데, 설명을 스킵할 수 있도록 '아니요'가 기본값인 것에 대해 굉장히 섬세하다고 생각했다.

 

4. 미니 게임 튜토리얼: 유저의 입장이 되어보기

 

리버 서바이벌에서는 노를 젓다가 풍선을 만나면, 4인이 미니게임을 하면서 래프팅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가급적 풍선을 만나 미니게임을 해야 하는데, 닌텐도는 미니게임을 만날 때마다 룰에 대해 설명해 주고 심지어 연습할 수 있는 기회도 준다. 마시면서 배운 랜덤 게임(?)이 아니라, 충분히 연습한 후에 실전에 투입될 수 있도록 배려한다. 미니 게임이 워낙 많아서 룰을 기억하기가 어려운데, 매 게임마다 룰을 소개하고 연습까지 하게 해주니 정말 친절한 게임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미니 게임의 난이도가 높지 않기도 하고, 게임 제작자 입장에서는 수없이 테스트를 해보면서 익숙해져 오히려 튜토리얼이 불필요하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공급자 입장이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했기에 배려 깊은 튜토리얼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728x90

댓글